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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재정의 기술(Problem Framing)-답 찾기보다 ‘질문 바꾸기’

by For our FUTURE 2025. 9. 6.

오늘날 우리는 무수한 문제들 속에서 살아간다.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 위기, 경제 불평등, 조직 내 혁신 정체, 개인의 커리어 불안 등 복잡한 난제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그러나 정답을 찾는 데만 몰두하는 태도는 종종 한계에 부딪힌다. 문제 자체가 잘못 정의되었다면, 아무리 뛰어난 정답도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문제 재정의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문제 재정의란 단순히 기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다시 설정하고 틀을 바꾸는 과정을 말한다. 예컨대 과거에는 “더 튼튼한 양초를 어떻게 만들까?”라는 질문에 몰두했지만, “어떻게 어둠을 없앨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바뀌자 전구라는 전혀 다른 발명이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한 문제 해결이 아닌, 문제 재정의를 통한 혁신의 전형적인 사례다.
프레이밍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정이며, 1차 원리는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단위까지 쪼개어 본질을 파악하는 도구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과정을 실제 실행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이 사고법이다. 이 세 가지가 결합할 때, 우리는 단순히 주어진 틀 안에서 답을 찾는 해결자가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가능성을 여는 창조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재정의는 단순한 문제 해결 기술이 아니다. 이는 혁신의 출발점이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반드시 가져야 할 핵심 사고 역량이다.

문제 재정의 기술(Problem Framing)
문제 재정의 기술(Problem Framing)

프레이밍: 질문의 틀을 새로 짜는 기술

사람들은 문제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해결책부터 찾으려 한다. 시험 문제가 주어지면 정답을 찾고, 업무 과제가 주어지면 해법을 제시하려 애쓴다. 그러나 문제 해결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정이 있다. 바로 프레이밍이다. 프레이밍이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틀을 새롭게 구성하는 기술이다. 질문이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답의 방향과 수준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회사가 매출이 떨어진 이유를 “광고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프레이밍한다면, 그 해결책은 더 많은 광고비 투입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우리 제품은 고객의 실제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다시 프레이밍한다면, 해결책은 광고가 아니라 제품 개선이나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문제의 정의가 바뀌는 순간 해결책의 차원도 완전히 달라진다.
프레이밍은 단순한 언어적 변환이 아니다. 이는 문제를 보는 관점 자체를 재설계하는 사고법이다. 많은 혁신 기업과 연구자들이 뛰어난 답을 찾기보다 좋은 질문을 세우는 데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애플은 휴대용 음악 기기를 만들 때 “더 좋은 CD 플레이어를 만들려면?”이 아니라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들으려면?”으로 질문을 바꾸었다. 그 결과 아이팟과 아이튠즈라는 생태계가 탄생했다.
프레이밍 기술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훈련할 수 있다. 첫째, 문제의 경계를 넓히거나 좁히기. “더 큰 틀에서 보면?”, “더 쪼개면 핵심은?”을 반복해서 묻는다. 둘째,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재구성하기. 고객·직원·협력사·사회 시각으로 바꾸면 새로운 질문이 보인다. 셋째, 제약 조건을 의심하기. “예산·시간 제약이 없다면?”을 가정하면 전혀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AI 시대에 프레이밍의 가치는 더 커진다. AI는 주어진 질문에 신속·정확하게 답한다. 그러나 질문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광고 문구 작성”을 묻느냐,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묻느냐에 따라 AI가 돕는 범위와 깊이는 완전히 달라진다.
개인 차원의 학습과 성장에서도 프레이밍은 중요하다. “단기간 점수 올리기”는 암기에, “진짜 이해하려면?”은 전략 변경으로 이어진다. “상사 지시에 맞추기”에서 “회사 성과에 더 기여하기”로 바뀌면 태도와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프레이밍은 사고의 질을 높이는 근본 방법론이며, 진정한 혁신은 질문을 바꾼 순간 시작된다.

1차 원리: 문제를 근본 요소로 해체하는 힘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 기존의 틀과 전례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관습은 효율을 주지만 혁신을 막는다. 이를 넘어서는 방법이 1차 원리다.
1차 원리는 문제를 가장 근본 요소까지 쪼개 본질을 파악하고, 그 위에서 다시 조합하는 사고법이다. 일론 머스크가 로켓 비용을 “원래 비싸다”는 전제를 거부하고, 원재료 비용부터 재계산해 직접 생산 구조로 설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1차 원리 사고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문제 해체. 표면 진술을 가장 작은 사실 단위로 쪼갠다. “온라인 교육은 비효율”을 “집중 부족/피드백 결핍/상호작용 부족”으로 나눈다. 둘째, 핵심 사실 확인. 변하지 않는 본질을 추린다. “학습은 피드백과 상호작용이 필요”가 본질일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조합. 본질을 토대로 전혀 다른 설계를 만든다. AI 튜터·실시간 토론·개인화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능가하도록 재구성하는 식이다.
AI 시대에 이 사고법은 더욱 중요하다. AI는 과거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지만, 패턴은 과거의 틀을 재생산하기 쉽다. 인간은 데이터를 넘어 본질을 묻고, 새로운 조합을 상상할 수 있다. “성공 사례 분석”은 AI가 잘하지만, “우리는 왜 이 가치를 전달하는가?”는 인간의 질문이다.
개인의 삶에서도 1차 원리는 유효하다. “좋은 대학/안정 직장” 같은 관습을 해체하면 “경제적 자립/의미 추구”라는 본질이 남는다. 그러면 경로는 고정되지 않는다. 프리랜스·창업·원격 글로벌 협업 등 다양한 설계가 가능해진다.
결국 1차 원리는 분석 기법을 넘어 사고 습관이다. “이 문제의 근본은?”, “내가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전제는?”을 매일 묻는 습관이 창의성과 혁신의 토대가 된다. 문제 재정의의 핵심 도구로서 1차 원리는 표면을 넘어 뿌리에서 다시 시작하게 해준다.

사고법: 재정의를 실행으로 옮기는 전략

문제 재정의 능력은 개념을 아는 것만으로는 쓸모가 없다. 실행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질문 중심으로 전환하라. “본질은 무엇인가?”, “다르게 묻는다면?”, “놓친 질문은?” 세 가지 질문을 습관화한다.
둘째, 프레임 전환을 훈련하라. “직원들을 더 열심히?”에서 “왜 몰입을 못하는가?”, “업무 환경의 방해 요인은?”, “일의 의미를 어떻게 연결?”로 확장한다. 프레임이 바뀌면 해결책 수준도 달라진다.
셋째, 시뮬레이션과 시각화. 질문을 화이트보드·캔버스에 외부화하고 팀과 토론한다. AI에게 “다른 관점의 질문 변형”을 요청해 폭을 넓히고, 인간이 의미 있는 질문을 선별한다.
넷째, 실험적 접근. 완벽한 답을 기다리지 말고, 작은 실험으로 가설을 검증하며 질문을 정교화한다. 가격 인하 가설보다 “고객이 중시하는 가치”를 인터뷰·설문으로 확인하는 식이다.
다섯째, 루틴화. 주간 회의에 “이번 주 바꿔본 질문” 코너를 추가하고, 개인 노트에 “오늘의 질문 전환”을 기록한다. 반복은 사고 근육을 만든다.
여섯째, 협력적 사고.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질문을 던질 때 새로운 프레임이 생긴다. 워크숍·다학제 토론으로 질문을 성장시켜라.

AI는 질문 변형을 확장해 주고, 인간은 선별과 실행을 담당한다. 이 조합에서 문제 재정의의 실행력이 탄생한다. 결국 좋은 질문을 세우고,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작은 실험으로 검증하며, 다시 질문을 다듬는 사이클이 혁신의 실체다.

결론-답보다 더 중요한 질문 바꾸기의 힘

우리는 문제 해결을 잘하는 사람을 유능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에는 정답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답이 없거나, 문제 자체가 잘못 정의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문제 재정의 능력이다.
문제 재정의는 “이 질문이 옳은가?”, “다르게 묻는다면?”을 성찰하는 과정이다. 프레이밍으로 질문의 틀을 바꾸고, 1차 원리로 본질을 해체하며, 사고법으로 실행 전략으로 구체화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마차가 아닌 자동차, 양초가 아닌 전구가 그 증거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정답만 찾고 있는가, 아니면 질문을 바꾸고 있는가? 우리 조직은 정답 속도만 중시하는가, 아니면 질문의 다양성도 장려하는가? 오늘 당장 하나의 문제를 고르고, 최소 세 가지 방식으로 질문을 바꿔 보라. “기한을 맞출까?”에서 “왜 일정이 늘 촉박한가?”, “진짜 목표는 무엇인가?”, “기한이 두 배라면 어떻게 할까?”로 전환하는 연습만으로도 전혀 다른 해결의 단서가 보인다.
AI는 답을 잘 찾는다. 그러나 질문을 재정의하지는 못한다. 인간이 질문을 바꾸고, AI가 탐색을 돕는 구조를 만들면, AI는 혁신의 파트너가 된다. 차이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갈린다.
앞으로의 세계는 더 복잡해질 것이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이다. 프레이밍·1차 원리·사고법이라는 도구를 꾸준히 훈련해 질문을 새롭게 던지는 사람이 되자. 그것이 문제 재정의의 기술이며, 답을 뛰어넘는 혁신의 열쇠다. 지금 당장 질문을 바꿔보라. 그 순간부터 당신의 사고와 일, 그리고 미래는 다른 길로 열린다.